2010년 12월 3일 금요일

연평도 포격과 잡설.

처음에 K9으로 반격했다고 해서 저쪽 피해 크겠거니 했는데.. 현실은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많이 드는 군요. 1차 포격에서는 무도로만 쐈지만 아마 숨어있었을테니 직격이 아닌 다음에야 큰 피해는 없었을 것이고 2차 사격에서 방사포 파괴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하지만 방사포 발사후 15분이면 이미 내뺐을 가능성도 높으니까요.

참 이번 정권 들어서 제대로 된 반격 못하는 것도 웃기네요. 서해해전에서는 우리도 많이 맞았지만 그래도 속시원히 때리지 않았습니까.. (6분의 생떼 같은 목숨이 산화하셨지만 적에게 확실한 의지를 보였다고 생각합니다. 윤영하 소령님께서는 제 고등학교 선배님 되시더군요. 새벽에 학교 찾아갔는데 그분 흉상이 있어 알게 되었습니다. 아직도 그분들의 용전에는 새삼 존경의 염을 보냅니다.)

북한과 대립각을 확실히 세우는 이번 정부에서는 반격 다운 반격 한번 못해보네요. 거의 맞기만 하는 수준이라 아주 한심합니다. 대립각을 세웠으면 전쟁 준비도 확실해야 되는 법인데 말이죠.

그래도 해병들 잘 싸웠습니다. 비록 기습이었지만 그 상황에서 보일 수 있었던 여러가지 임기응변을 보여 반격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그들이 받았던 훈련의 강도와 숙련도를 말해줍니다. 하지만 주어진 병기를 제때 100% 활용하지 못했던 것에 대해서는 의문과 안타까움의 심정이 듭니다.

하지만 정부의 무책임함과 무능력엔 기가 찹니다. 확전 방지 조치는 그렇다 쳐도 계속되는 말바꾸기와 끼어 맞추기는 [군미필]은 이래서 안된다는 생각 밖에 안들게 하네요. 물론 상황이 급박하고 정보가 제한적인 상황에서 판단을 내리기가 쉽지 않으리라는 건 이해가 갑니다만 1국의 지도자로서의 도량이 아닌 일반 시민의 패닉을 그들이 겪고 있다는 건 이해가 안됩니다. 어떤 자리에 있는지 모르는 것일까요?
또 말로만 군비 증강을 얘기하고 연평도에 병력을 증원한답니다. 2020 이 무슨 계획이었는지 모르는 걸까요? 해병대를 헬리본화 시켜서 연평도나 백령도 분쟁시 대단위 부대를 긴급투입하겠다는 계획이 있었던 건 알까요? 연평도, 백령도에 1개여단이나 주둔하는 것도 전력 낭비인데 더 투입해서 뭘 어쩌겠다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전면전이 된다면 병력을 이송해내오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모르는 것일까요? 아니면 남포에 상륙이라도 하려는 것일까요?

----
한번 더 잡설이지만....
앞으로 재포격시 포대 폭격이라.. 이 얘기 듣고 얘네들 무슨 생각으로 이런 소리 하나 싶습니다. 공군은 ICAS(긴급근접항공지원)을 하지도 않고(일반 태세일 때는 공대공 무장만 운영합니다. 물론 사인드와인더를 공대함으로 전용이 가능은 하니 우기면 대함작전도 제한적으로 가능합니다.) 우리에게는 전시권이 없습니다.
적의 군단 사령부 폭격까지 얘기했다는데 F-15나 F-16을 거기다 밀어넣어서 피해 입지 않을 보장은 없습니다. 지대공 무장도 충실한 황해도이고 MIG-23이 내려 왔다면 29도 출격 준비태세 일텐데 북한의 23 / 29 조종사들은 북한의 최고 실력을 가진 조종사이며 약간의 전설마저 내려오는지라 우리의 에이스라도 공대지 무장을 장착한 채로 싸우기는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이미 연기하기로 해놓고서는 필요할때만 찾아오겠다는 심보 일까요? 폭격 결정이 내려가면 당연히 한미 연합사에서 태클 걸겁니다. 지금 전면전으로 이어지게 되면 미국도 정치적으로 경제적으로 부담이 크니까요.
천안함 때도 그랬지만 이 정부는 입으로 싸우면 세계 정복 할겁니다.
----

북한의 안하무인은 참 기가 찹니다. 사람이라면 때리기라도 할텐데 그럴 수 없으니 답답합니다. 원래 미//친 개인건 알고 있었습니다만 대립각이 높아진 이후 부터는 아예 막무가내식 전략을 들이미는게 예측 불가능해져서 더 불안합니다. 하지만 용케도 계속 중국이나 미국 같은 대국을 상대로 딜을 해나가는게 참 신기합니다. 오히려 비상식이 통하는 국제 외교라는게 참 알다가도 모를일 입니다. 북한과 전쟁은 안되겠지만 앞으로 이런 국지전이 몇번 더 일어나지 않을까 하는게 제 생각입니다. 그러다 운없으면 전면전도 가능성이 있지만 예전과 달리 통신 시설이 발달되었고 공멸한다는 것은 그들도 알고 있을테니 확률은 적겠지요. 하지만 없는 건 아닙니다.
전면전으로 번지더라도 경미한 피해를 입을 수 있게 무기 개발, 도입하고 한국군에 맞는 무기 체계를 개발하여야 할 것입니다. 현재의 전력으로는 지지는 않지만 피해는 무시할 수 없는 수준입니다.
(2020 계획이 되었다면 작은 미군 정도의 전력을 갖추게 되어 전면전이 일어나더라도 주한미군과 합세하면 압도적인 전력으로 경미한 피해를 입은 채로 북진 통일 할 수 있을텐데.. 이번 정부가 포기했기 때문에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겠군요.)

국민으로서 이번 사태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참 난감합니다. 제가 이번 정부에 호의적인 사람은 아니라서 그런지 몰라도 대립각만 세울 것이 아니라 장기적으로는 평화적인 대화 채널을 만들어서 좀 대화가 되는 상대로 만들도록 촉구하고 싶습니다. 물론 당한만큼 보복을 하면 속은 시원하겠습니다만 저들이 공격했다고 우리도 공격하는 것은 오히려 많은 희생을 불러오게 될 것이고 여러가지 문제를 야기하게 됩니다.

이번에 대규모 훈련을 한답니다.
조지 워싱턴 호 까지 참가하는 훈련인데 북한은 그렇다 쳐도 중국까지 압박하게 되니 별로 좋지 않은 선택일거 같습니다. 한국이 독립을 지키고 싶다면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균형을 잘 잡아야 되는데 최근들어 계속된 지나친 친미 성향의 외교는 북한-중국, 한국-미국-일본의 두 패거리 구도를 만들어 버려서 한국의 캐스팅 보트 역할을 했을 때보다 이익이 적게 만듭니다.
그리고 북한이 서해 훈련을 기점으로 무슨 도발을 해올지 미지수라는게 문제입니다. 안할 수도 있고 한국군과 미군에게는 예상할 수 있는 도발을 막을 수 있는 자원이 충분하지만 적들도 머리가 있기에 기발한 공격을 해온다면.. 겁나는 일이 될것입니다.

------------------

여러가지로 주절대는 글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연기나는 지역의 범위가 넓고 분산되어 있어서 유탄에 의한 피해(해상에 쏘려던 탄이 바람 타고 예상보다 멀리 날아가 섬에 떨어짐)도 고려해봤지만 정보가 적고 방사포에 의한 공격이라 아닌 거 같더군요. 그리고 전후의 액션이 계획의 분위기가 풍기니..

그 일이 있은 후에 인터넷은 설전이 오가고 정치판은 혼란에 빠지고 일상은 계속 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이란 국가는 이런 일에 참 둔감한 국가가 된거 같습니다. 원래 사람이라는게 이런건지 모르겠습니다.
이 나라를 지키기 위해 젊음을 바쳤던 2 해병이 죽고 2명의 시민이 희생되었습니다.
아니 정말로 많은 사람들이 대한민국이라는 국가의 탄생과 함께 죽고 죽어왔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는 언제 일어날지 모르는 전쟁의 중간에 있을 뿐입니다.
이 나라의 젊은이들은 전쟁이 일어나 죽게 되는 것을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들이고  나이 든 사람들은 그런 피해를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들입니다. 그런 희생을 감수하는 사람들을 이 나라는 당연히 여기고 숫자 이상의 의미를 두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목숨을 걸고 지킨건 모든 사람의 안녕입니다.
지도층에게는 정치적인 소스일 뿐이고. 시민에게는 가십거리일 뿐이죠.

희생이 편중되고 희생이 너무 당연시 되는 사회.
비판. 평가 아닌 평가. 그리고 잠깐의 애도. 그리고 망각.

제 자신이 포함된 사회지만 조금은 잔인하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故 서정욱 하사와 故 문광욱 일병의 명복을 빕니다.

-----
아고라에 썼던 글을 가져옵니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